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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늦어지는 초혼 연령… 왜 ‘만 35세’를 노산이라고 부를까?
최근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만 35세 이상 산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40대 초반(40~44세) 여성은 1만 959명으로 20대 초반(1만 113명)보다 많았다. 초혼과 재혼을 합한 수치이지만, 2021년 이후 처음으로 40대 결혼 연령이 20대 결혼 연령을 추월한 셈이다.결혼 연령이 늦어진 만큼 출산 연령도 높아졌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고령 산모의 비율은 2010년 17.1%에서 10년 새 두 배인 35%가 됐다. 40세 이상 산모도 2009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임신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건강한 신체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만 35세는 의학적 노산 기준… 체감 나이는 글쎄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산부인과학회는 노산 즉 고령임신의 기준을 만 35세로 보고 있다. 출산이 아닌 임신 연령으로 정한 노산의 기준은 여성의 생식 능력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OECD 25개국의 초산 평균 연령은 1995년에는 26.2세였고, 현재는 32.4세로 무려 6세가량 차이가 난다. 그만큼 산모의 연령대가 높아졌다는 거다. 의학적 노산의 기준은 만 35세이지만 실제로 체감하고 있는 노산은 만 39세로 의학적 노산 보다 4세나 더 높다.임신 준비 연령대가 증가하면서 나이는 임신을 결정한 한 가지 요소일 뿐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논문에서도 잘 나타난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중신 교수팀은 2016~2020년 출산 산모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총 6,378명 중 51.6%가 35세 이상 산모였고, 40세 이상은 9.2%였다. 절반 이상이 흔히 말하는 고령 산모이다. 보통 고령 산모들은 유연하지 못한 산도가 난산의 원인이 되어 제왕절개 가능성이 높다. 이에 고령 산모들은 제왕절개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 마련인데, 서울대병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편견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 결과, 고령 산모의 제왕절개 비율은 높지 않았으며 고령 산모 중 자연 분만한 산모가 50.2%로 제왕절개로 분만한 산모 49.8%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즉, 35세라는 '고령'은 출산 전후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약간 높을 뿐이지 모든 산모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근 산모들은 산전 진단에 적극적이고 태아 의학 수준이 높아 고령 산모도 충분히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연구 기간 동안 서울대병원에서는 53세 최고령 산모를 포함해 23명의 45세 이상 산모가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 등으로 살펴봤을 때, 고령 임신과 출산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시대이다.만 35세부터 노산인 이유? 이때부터 노화하는 난소 때문서른다섯의 나이부터 노산인 이유는 이때부터 노화가 시작되며, 노화로 인해 나오는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생식 능력은 30세 이후 점점 감소해 35세 이후부터 난임이나 불임 확률,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임신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임신중독증, 난산, 조산, 산후출혈, 임신성 당뇨, 염색체 이상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여 고위험에 속하게 된다. 만 35세가 노산의 결정적 지표가 되는 이유는 '난소 기능 저하' 때문이다. 남자는 그때그때 원하면 수억 개의 정자를 생산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여자는 정해진 수의 배란될 난자를 몸 안에 갖고 태어난다. 즉, 준비된 난소세포 중 실제로 배란이 되는 것은 400~500개 정도라 할 수 있다. 배란 측면에서 보면 난자는 날 때부터 수명이 정해진 시한부 장기인 셈이다. 난소기능을 평가하는 '난소예비능'은 남아있는 난포에서 분비되는 AMH(Anti Mullerian Hormone)라는 호르몬 양으로 결정된다. 모든 여성은 나이가 들면 AMH가 자연적으로 감소하며, 폐경기가 되면 AMH가 감지되지 않는다. 난소 기능 저하는 35세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점차 가속화된다. 한번 기능이 떨어지면 자연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 35세를 노산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산모 나이 많을수록 염색체 질환 위험 높아져또 다른 이유로는 염색체 질환 특히 다운증후군과 산모 나이의 연관성 때문이다. 많은 논문에서 만 35세를 기준으로 매년 산모의 나이가 한 살씩 많아질 때마다 염색체 질환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만들어진 난자가 성장을 해서 한 달에 한 번씩 배란을 하는데, 난자들이 나이가 들면 노화에 의해 비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세포분열에 의해 염색체의 개수가 하나 더 생기는 등의 수적 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기형이 바로 21번 염색체가 세포분열 과정에서 하나 더 생기는 다운증후군이다. 다운증후군의 경우는 여성의 나이에 따라 그 발생률이 증가하는데 20세 여성에서 1,000분의 1 정도의 확률이지만, 만 35세의 경우에는 250분의 1이 되고, 만 40세가 되면 70분의 1의 확률도 증가한다. 즉,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수적 이상에 의해 생기는 기형은 여성의 나이에 비례한다.특히 여성의 나이가 출산 예정일 기준으로 만 35세가 되는 시점부터 염색체 수적 이상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만 35세를 노산의 기준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출산 예정일 기준으로 만 35세가 되는 여성은 양수 검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편, 양수 검사는 나이와 관련된 염색체 이상뿐만 아니라 염색체 모양이 잘못된 이상도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현재까지의 가장 정확한 검사이므로 35세 이상의 산모들은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무조건 노산은 위험하다?! 나이보다 건강한 신체가 더 중요고령 임신이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고, 합병증 등의 위험 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개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정기검진, 체중 관리, 운동을 통해 임신 전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같은 나이라고 해도 신체적인 나이나 노화의 진행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무조건 노산은 위험하다'라고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어떻게 건강한 몸을 만들지에 집중해야 한다. 산모의 건강한 몸은 임신 중 아기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산모 역시 임신 기간을 보내기에 한결 수월하고, 산후 회복도 빨리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건강한 식습관이다. 음식을 골고루 먹고, 끼니마다 식이섬유를 먹으려고 애써야 하며,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여 장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장이 건강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바뀌어 호르몬도 안정적으로 변한다. 또, 영양제를 올바르게 섭취해야 한다. 보통 임신을 준비하기 전에 엽산을 챙겨 먹는데, 엽산 외에도 비타민 C나 마그네슘도 챙기는 게 좋다. 엽산을 먹으면 태아 신경관 결손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기형을 막을 수 있다. 비타민 C는 염증을 줄여주고 피로회복을 도와줄 뿐 아니라 노화의 주범인 활성 산소를 제거한다. 또 백혈구 보호 등 면역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그네슘은 임신성 당뇨 예방에 좋다. 특히 혈액을 깨끗하게 해주고 혈압도 낮춰준다. 혈액 내 돌아다니는 칼슘 흡수뿐만 아니라 숙면도 도와주어 임신에 도움이 된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김상현 원장(동원산부인과)은 “요즘은 초산이든 경산이든 만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들이 많이 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고령 임신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주의할 것은 없으며, 일반 산모들과 마찬가지로 산전관리만 잘 받으면 된다”라고 말하며, “단, 고령 산모일수록 임신에 따른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임신 중 적정 체중 증가를 해야 하며, 산모 요가나 수영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상현 원장 (동원산부인과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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